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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거지는 누가 만들어 낸 말인가

by 파타니 2024.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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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Jill Wellington from Pixabay

개근거지 라고 들어보셨나요?

아마 처음 듣는 단어라고 생각하실 텐데, 저도 최근에 뉴스로 접한 단어입니다.

라떼는 개근상을 받는 일이 전 학년을 통틀어서 가장 받기 어려우면서도

또 당연하면서도, 반드시 이루어 내야 할 과업이었는데요(매일 지각하지 않고 출석하기!)

 

이건 회사를 다니는 우리 직장인들에게도 매일 지각하지 않고 

당일 연차, 반차 쓰지 않고 성실하게 출근하는 일은 인사평가에도 반영이 되는 일이것만!

지금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개근을 열심히 하면 바로 그냥 줄여서 "개거" 즉, 개근거지 소리를 듣는다고 합니다.

 

아마 체험학습 등으로 결석이 합법화되는 일인 것 같은데,

이 체험학습의 의미가 라떼랑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 체험학습이라고 하면 정말 동네 청소라도 나가서 해야 했거든요.

보건소 봉사활동, 어린이 농활, 극기훈련 캠프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바로 체험학습이었는데

지금 체험학습은 가족 여행이 되어버렸습니다.

 

부모님이 연차 내서 여름휴가나 주말 껴서 가는 여행에

자녀들이 같이 따라가는 일이 바로 체험학습이 된 거죠.

남들은 부모님이 여행같이 가자 해서 체험학습으로 돌리고 학교 안 가는데

친구들은 다 여행 갔는데 나만 학교에 꼬박꼬박 나가는 건 어린이 입장에서 억울할 수도 있겠네요.

 

 

국내 여행을 가면 창피한 일

그런데 정말 황당한 건 바로 여행도 여행 나름이다 이거입니다.

국내 여행, 가까운 서울근교라든지 근처로 여행 가는 건

학교 가서 친구들 앞에서 어디 여행 갔다고 말도 못 한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아니! 지금 사실상 국내 여행이 사실 제일 비싸요 사실상..

그런데 그 국내 여행 다녀온 걸로 체험학습 썼다고 그게 그렇게 창피한 일이 되는 거라니..

요즘 세상이 어떻게 되는 건지..

 

맞아요 요즘 세상은 정말 좋아져서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지구 반대편에 가서 자랑삼아 사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도 있고

얼마든지 그런 세상이 온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린이들끼리 

해외니 국내니 그런 걸로 신분을 나누게 되는 세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국내 여행만이라도 마음 편하게 갈 수 있으면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개근을 열심히 해야 되거든요!

Image by Jill Wellington from Pixabay

우리나라 초등학생 키우기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초등학생 어린이들은 아직 깨달음이 부족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고 ,,

백번 양보해서 그렇게 생각을 한번 해 봤습니다.

그러나 이번 뉴스에 나온 부모님의 사정을 보면

대부분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입니다.

 

아버지 월급에 어머니 월급 다 해도 우리나라에서 아이 키우는 일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 육아에 관리비에 학원비에.. 그리고 아이들 기 안 죽이려고 

명품 가방에 명품 옷에.. 신발도 브랜드에 모든 것이 브랜드 이름값으로

지출이 되고 있는 현실이거든요.

 

어리고 예쁜 우리나라 아이돌이 명품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을 하면서

선망의 대상이 되고, 당연하게 명품을 입어야 한다고 우리 어린 학생들이 그렇게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으면 친구들이 어찌 알고 놀리고

아버지 직업, 어머니 직업에 아버지 차량종류까지..

예를 들어 벤츠도 E클래스가 아니고 C클래스 정도 타도 창피한 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은 등골휘는 건 기본입니다.

누가 어린이들에게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조장하는가.

현재 우리나라 인구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젊은이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나이 많으신 분들은 비난을 하지만, 정작 이런 세상에 아이를 덜컥 어떻게 낳겠습니까?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 시기가 거론되었습니다.

 

여자아이 입학을 남자아이들보다 1년 앞당겨서 하자라는 둥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앞세워 정책이랍시고 정치인들이 탁상공론을 하고 있을 동안

실제 초등학생을 키우는 부모님들은 "개근거지" 소리를 듣는 내 자녀에 대한 걱정까지 해야 하게 생겼습니다.

 

어린이들이 처음부터 아무것도 모르는데 어린 마음에 친구에게

"너는 해외여행도 안 가고 거지야?"라고 말을 했을까요?

제 생각에는, 아니 아마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은 그 어린이들의 부모가 그렇게 말했을 거라 생각이 들 거예요.

"친구는 해외여행도 안 가봤데? 걔네 집 거지인가 보다 야~" 하고

 

현재 어린이가 없어지고 있는 나라에서

어린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정책보다

현재 자라나고 있는 어린이들이 올바른 사상을 가지고 살아가게끔 교육을 잘 시키는 정책이 먼저 필요한 게 아닐까요?

 

좋은 부모님을 만드는 정책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집문제 해결해야 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 문제 해결해야지요

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좋은 어른들이 많아야 미래가 밝은 어린이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Image by Адель Шарипова from Pixabay

어린이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었다.

최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는 이 개근거지에 대해

"공부만 하고 즐기지도 못하는 한국의 젊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쓰는 말에서 더 나아가 이렇게 슬픈 뜻으로 해석을 했는데

뭐.. 틀린 말은 아니네요.. 

 

또 더 해석해 보자니,, 즐기지 못하고 일개미처럼 일하는 부모도 개근거지고

그 아이도 개근거지고 그런 건가 봅니다.

그렇지만 위 어린이 개근거지는 놀러도 가고 다 해도 해외여행을 못 간 어린이들이 개근거지니까..

어른에게 해당되는 것 더 슬픈 표현인 것 같습니다.

 

물질주의와 성공으로 가는 경쟁이 치열한 사회적 분위기가

이런 희한한 단어를 만들어냈고, 어른과 아이 모두를 병들게 합니다.

그런 단어를 들은 어린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고

그런 것으로 차별받지 말아야 하며,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정적인 지수가 어린이들에게 전가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젊은이들과 부모님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져서

그런 좋은 지수가 어린이들에게도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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